방문자수

전체 : 204,418
오늘 : 71
어제 : 100

페이지뷰

전체 : 3,626,539
오늘 : 232
어제 : 354

[성서와 함께]2006/7 과학자가 보는 성경이야기

심장의 창조


서정욱 미카엘 (교수, 서울대 의대 도서관장)


창세기에 보면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만들고 남자와 여자를 탄생시키는 데 1주일 걸렸다. 예수님께서는 여러 가지 기적을 행하시며 사람의 병을 고쳐주셨다. 성서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얼핏 보면 아주 쉽게 세상을 창조하시고 기적을 행하신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나 그 내막을 알고 보면 정말 보통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장을 사랑의 상징으로 표현하고 심장 속에 마음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운동을 할 때엔 심장이 스스로 알아서 박동수를 늘리고 혈액 공급이 빨라지는 것을 느낀다.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화가 나거나 뜨거운 감동을 받을 때 심장이 두근거림을 느끼고 맥박 수를 재 보아도 역시 빨라져 있다. 사람이 생각을 하고 기억을 하며, 사랑을 하고 미워하는 마음은 심장이 아니라 뇌에 있는 기능이라고 알고 있다. 그렇지만 심장은 여전히 우리의 뜨거운 마음과 사랑을 상징하는 생명의 중심에 있다. 

생물학적으로 볼 때 심장의 기능은 혈액을 뿜어내는 펌프에 불과하다. 남자 어른의 심장이 1 분에 뿜어내는 혈액의 양은 5 리터이다. 좌심실이 그만큼의 일을 하는 것처럼 우심실도 같은 양의 피를 뿜어낸다. 심장 전체로 볼 때 1년간 뿜어내는 양은 31,536,000 리터, 60 년 동안에는 19 억 리터인데 이는 대형 유조선과 맞먹는 부피이다. 이렇게 효율적인 펌프를 인간은 만들어 본 적이 없으며, 일생을 두고 일만 하는 심장을 희생과 봉사의 상징으로 삼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심장을 현미경으로 보면 작은 세포의 집단일 뿐이다. 핵과 세포질이 있고 미토콘드리아와 세포막, 그 모두가 여느 세포에서나 보이는 것이다. 차이점이라고는 세포질에 액틴과 미오신이라는 수축기능을 가진 단백질이 있다는 것이다. 이 수축 단백질도 강철로 만들어진 용수철이 아니라 지극히 약한 실오라기보다도 더 가느다란 섬유이다. 액틴과 미오신 섬유의 마찰 운동의 작은 힘을 모아 근 다발을 만들고 이들의 힘이 뭉쳐 심장의 모양을 만들며 막대한 에너지를 내게 되는 것이다. 하나하나의 요소 기술을 분석해 보자면 별 것 아닌 재료와 기능을 엮었다고 할 수 있는데 창조된 모습으로서의 심장은 만들 수도, 흉내낼 수도 없고 우리가 안다는 것이 도대체  뭘 안다는 것인지... 정말 알 수가 없다.  

심장은 사람의 생명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하다. 심장의 구조와 기능, 심장병의 진단과 치료, 심장이 못 쓸 정도로 망가졌을 때는 다른 심장으로 바꾸거나 인공 심장을 만들기도 한다. 선무당 같은 학자들은 심장의 비밀을 밝혔고 심장병을 극복할 수 있는 창조주의 경지에 올랐다고 우쭐대기도 한다. 그렇지만 사람의 심장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의사들의 입장에서 볼 때 심장은 여전히 알 수 없는 신비스러운 것이고 심장병은 넘을 수 없는 인간의 한계이다. 인공 심장이라는 것도 아주 조잡하여 사람 심장의 기능을 10% 정도 흉내 내는 수준이라고 해도 후한 평가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심장병으로 죽고 있는 것을 보아도(사망 원인 3위) 사람이 만든 의술이라는 것이 창조주의 세계와는 비교가 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하느님의 창조라는 것은 그렇게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가 없는 것이었다. 예수님의 기적이 손바닥 뒤집듯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흉내낼 수 없고, 따라할 수도 없고, 사실은 이해할 수도 없는 긴 세월의 흔적이며, 그런 세월을 통하여 나 하나의 생명을 창조하시고, 그래도 부족하여 나에게 진실과 사랑과 창조를 묵상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주시려 하는 것이 내가 받은 은총이다.  

물보다 진하다는 혈액을 그만큼 뿜어내면서도 밤이나 낮이나, 휴가도 없이, 태어나기 전부터 죽을 때까지 일하는 심장을 생각하면 내가 묵상하고 이해할 수준의 상황 그  이상이다. 

 다시 말해서, 심장은 조물주만이 창조할 수 있는 기적의 예술품이다. 300 그램밖에 안되는 심장이 이런 엄청난 일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이와 같이 열심히 일하는 심장세포에게 보너스라도 주어야 할 지경인데, 생명 세계의 현실은 오히려 냉정하기만 하다. 높은 효율을 유지해야 하는 특성으로 인하여 심장은 산소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장기이고, 따라서 동맥경화증으로 흐르는 피가 멈추면 맨 먼저 문제를 일으키는 곳이 심장이다. 더구나 일단 망가진 심장세포는 재생되지 않는다. 스스로 증식하는 능력을 상실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고도로 분화된 심장의 기능을 얻기 위해 스스로 번식하는 능력을 포기했다. 손상된 상처는 흉터를 남기고 살아 있는 세포가 좀 더 일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심장은 도대체 무슨 재미로 살아갈까? 혹자는 사랑이라고 할지 모른다. 사랑과 마음으로 비유되는 것이 심장이듯이, 심장의 헌신적인 봉사는 개인적인 이해득실을 초월한 상태일 것이다. 종교적인 신념이나 도덕심의 무장보다 더 강한 사랑의 마음이 심장에는 있다고 느껴진다. 그렇지만 심장이 느끼는 진정한 보람은 자율이라고 생각된다. 자율 신경 조차도 심장에서는 별 기능이 없을 정도로 심장의 기능은 스스로 조절한다. 혈압과 산소 요구를 스스로 감지하여 스스로의 박동을 조절한다. 신경을 모두 절단하여도 심장이 계속 뛰는 것이 심장의 자율성이고, 정맥으로 들어온 피는 모두 뿜어내는 것이 심장의 책임감이다. 이는 다른 어느 장기도 느끼지 못하는 즐거움일 것이다. 

심장이 뛰고 있음은 살아 있는 동물의 가장 원초적인 조건이다. 정열적으로 일하고 사랑과 봉사로 한평생을 보내는 것이 우리들의 바람이고, 자율과 책임은 일을 사랑하는 우리들 희망의 원동력이다.


profile

서초구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 여러분의 친구

오픈액세스/ 학술정보/ 도서관/ 학술지편집인 활동가

심장박물관/ 심장 혈관 3차원 큐레이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교수

우촌심뇌혈관연구재단 이사장

대한심장학회 심장병리연구회 회장

 

Jeong-Wook SEO, MD
Professor, Department of Pathology 

Seoul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Chairman, Woochon Cardio-Neuro-Vascular Research Foundation

President, Cardiac Pathology Study Group, Korean Society of Cardiology

Curator, Heart Museum, 3d Heart & Vessels

Activist, Open Access/ Scholarly database/ Library/ Scholarly Journal Editor

Friend, Social Welfare/ Volunteer Communities


Tel: +82-2-740-8268
Mobile: +82-10-2666-8268
E-mail: jwseo@snu.ac.kr

http://openandcreative.net

http://apcis.kr

http://woochon.org

http://heartmuseum.kr

http://cardiacpathology.kr

엮인글 :
http://openandcreative.net/xe/catholic/14595/37c/trackback
문서 첨부 제한 : 0Byte/ 2.00MB
파일 크기 제한 : 2.00MB (허용 확장자 : *.*)
List of Articles

[서리풀]2001/12 결혼은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file

천주교 서초동 교회 [서리풀] 2001년 12월 결혼은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서정욱 (미카엘, 의사)

[성서와 함께]2006/12 정의, 양심, 윤리

[성서와 함께]2006/12 과학자가 보는 성경이야기 정의, 양심, 윤리 서정욱 미카엘 (교수, 서울대 의대 도서관장) 정의롭게 살아야 한다. 거짓을 말하거나 남의 물건을 훔치면 안 되고 법과 원칙에 따라야 한다. 양심적으로 살아야 한다. 나 스스로의 판단으로 옳고 그름을 구별한다. 법과 원칙에 추가하여 ...

[성서와 함께]2006/11 위령성월

[성서와 함께]2006/10 과학자가 보는 성경이야기 위령성월 서정욱 미카엘 (교수, 서울대 의대 도서관장) 2003년 8월 청년성서모임 341차 마르꼬 연수를 받았습니다. 임병헌 신부님의 구수한 강의와 수지성모교육원의 조용한 환경이 잘 어울렸습니다. 창세기 연수에서 사랑을 느꼈고, 탈출기 연수에서는 열정과 ...

[성서와 함께]2006/10 로사리오 성월

[성서와 함께]2006/10 과학자가 보는 성경이야기 로사리오 성월 서정욱 미카엘 (교수, 서울대 의대 도서관장) 신경정신과에서는 사람들이 마음의 스트레스를 어떻게 이겨내는지를 우리 마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흐름이 다음과 같다고 가르친다. <그럴 리 없어> <그러면 안돼> <그럴 줄 알았어> <오히려...

[성서와 함께]2006/7 심장의 창조

[성서와 함께]2006/7 과학자가 보는 성경이야기 심장의 창조 서정욱 미카엘 (교수, 서울대 의대 도서관장) 창세기에 보면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만들고 남자와 여자를 탄생시키는 데 1주일 걸렸다. 예수님께서는 여러 가지 기적을 행하시며 사람의 병을 고쳐주셨다. 성서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얼핏 보면 아주 ...

[성서와 함께]2006/8 태중의 아기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file

[성서와 함께]2006/8 과학자가 보는 성경이야기 태중의 아기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서정욱 미카엘 (교수, 서울대 의대 도서관장) 태중의 아기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아무리 되뇌어도 지나치지 않는 말씀의 깊은 뜻을 조금 들추어 보자. 40주간의 임신을 마치고 태어나는 아기의 우렁찬 울...

[성서와 함께]2006/9 장애인은 살아 있는 순교자 file

[성서와 함께]2006/9 과학자가 보는 성경이야기 장애인은 살아 있는 순교자 서정욱 미카엘 (교수, 서울대 의대 도서관장) 우리나라는 103위 성인께서 지켜주시는 축복받은 나라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크고 작은 성지들과 피정의 집에 가면 그분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이름 없는 순교자 묘역에는 그분...

응징의 시대.

정규재TV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한국인, 이러다 벌 받지 않겠나?" 6월20일 공개된 이 동영상을 본 느낌과 지난 주말의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한쪽에서는 농촌의 심각한 가뭄으로 국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애써 받아 놓은 빗물을 그냥 흘려보내면서 박수치는 환경론자들이 행태는 참으로 걱정스럽다는 것....

CCKOREA 웹사이트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Creative Commons 저작권 정책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