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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위선적 신자보다 무신론자가 낫다"

이수지 입력 2017.02.24. 10:38 수정 2017.02.24. 10:52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위선적 신자보다는 무신론자가 낫다"고 밝혔다고 CNN, 교황청라디오방송 등 외신들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략)교황은 이어 “주변 여러 곳에서 ‘신자인데 저렇다면 무신론자가 더 낫다’는 소리를 얼마나 많이 듣는지 모른다”며 “이것이 바로 물의를 일으키는 일이다. 물의가 무엇이냐?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이다”이라 비난했다.
(이하 생략. 본 기사 참조)---------안타까운 현실을 표현하는 기사를 읽고 내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수원교구 한만삼 신부의 사례가 시사하는 바는 "창녀에게 돌을 던지지 말라"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자칫 한신부의 행위를 옹호하는 것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그 반대이다. 한신부는 창녀가 아니라 창녀에게 돌을 던진 탕아일 수 있기 때문이다. #MeToo 현상을 긍정적으로 봐야하겠지만 걱정되기도 한다. 모두들 함께 반성하기 보다는 남을 비난하는데 목소리를 높인다. 다양한 사례들을 동일 선상에 놓고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도 싫다. 엄벌을 요구하는데 과연 처벌이 가능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다분히 주관적이고 윤리적인 일을 법으로 해결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어른스럽지 않다. 약자에 대한 보호가 중요할 것 같은데 힘을 겨루는 듯한 모습이다. 요즘 거론되는 성추문 사례들을 4가지로 분류해 보았다. 85세의 원로 시인이 과거에 그런 짓을 했다고 해서 그를 불명예스럽게 퇴역시키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남은 여생을 조용히 지내도록 해도 될 듯한 그 분의 실체를 폭로하고, 그 분의 업적에 숨겨진 어두운 면을 돌아보는 것은 삶과 문학의 처절한 양면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우리를 겸손하고 성숙하도록 하는 채찍질과 같은 것이다. 당신의 가족에게는 참기 힘든 고통이겠지만 당신에게는 색다른 의미를 찾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세상을 살면서 좋은 일 나쁜 일을 다 경험하셨지만 지금의 상황은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특별한 추억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 그렇게 속죄하고 나면 인생의 어두운 면을 훌훌 털어버리고 회계하고 용서 받았다고 느낄 만도 하다. 원로 시인의 사례가 사실이라면 괴팍하고 왜곡된 감성 혹은 "성도착증"이라고 할 만하다. 그렇지만 위선적이지는 않았다. 그 분은 용서 받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의 작품은 여전히 아름답다.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연예인으로서 성폭력을 일삼은 자들, 그리고 이번 사태로 인하여 세상의 모든 권력과 명예를 내려 놓아야 하는 분들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그들은 후배와 동료와 함께 나누어야 하는 행복을 폭력적으로 약탈하였고 거침없이 달리는 "조직 성폭력배" 집단이었다. 그들의 행위는 조직 폭력배의 이권 탈취를 목적으로 하는 폭력과 다르지 않다. 개인과 조직에 대한 사법적인 처리는 물론 그들이 챙겨온 영광도 환수하는 절차까지 빈틈이 없도록 처리해야 한다. 피해를 당한 후배들이 자신의 꿈과 열정을 포기하는 동안 동조자와 방관자들은 이익을 챙겨왔으니 원망과 분노는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분들의 상처를 보듬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우리 함께 그들의 고통을 위로한다고 해도 충분하지 않다. 아직도 숨겨진 피해자가 적지 않을 것이기에 그들을 돕는 것도 쉽지 않다.  교수와 법조인의 사례 그리고 가톨릭 사제, 종교인의 사례는 또 다른 경우이다. 혹자는 가톨릭 사제인 한만삼 신부가 회개하였으니 용서 받아야 한다고 주장을 할 것이고 그의 고매한 성품도 균형있게 평가되어야 한다고도 할 것이다. 그러면서 성스러운 가톨릭의 권위에 도전하지 말라고 꾸짓을 것이다. 법조인과 교수들도 그들의 성품과 업적 그리고 사생활의 이중성은 안타깝고 허탈감을 준다. 숨겨진 부도덕을 만회하려고 한 그의 행동이 정의와 평화였다는 것이 어처구니가 없다. 위장된 표정과 인간관계를 통하여 힘을 길렀고 아무도 그들의 권위에 도전하지 못하도록 세상을 만들었다. 그들은 말과 행동이 달랐고 그들는 위선자였다.  진정한 정의와 평화는 참으로 어려운 과제이다. 현실과 역사에 대한 탐구와 타협으로 추구해가는 미완성의 과정일 것이다. 우리가 당연히 지켜야할 정의와 평화가 있고, 지식인과 전문가들과 함께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도 있다. 토론과 실험, 분석과 검증을 통해서 풀어야할 숙제를 독단으로 결정하고 고집스럽게 주장한다면 그것은 오만이다. 한만삼 신부의 모습을 개인의 일탈이라고 볼 수 없는 이유는 권위를 내세우는 조직에 만연해 있는 오만과 사명감이 그의 행동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권위와 명예는 당연히 존중되어야 하지만 오만과 위선은 거부되어야 한다. 겸손과 베품이 없는 선민의식과 사명감은 그들을 오만하게 행동하도록 만들었다. 지식인과 종교인은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행동해야 한다. 진리를 탐구하는 자라면 진실 앞에 겸손해야 한다.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서 권력과 완력을 휘두르는 일은 사이비 정치인이나 사기꾼이나 하는 일이다. 세상살이의 모범을 보이려고 하기 보다는 힘으로 세상을 바꾸려 하였고 자신의 허물을 감추기 위해서 남을 비난하는데는 거침이 없었다. 성도착증, 조직적 성폭력배, 위선자, 그리고 또 한가지는 로맨스적 불륜이다. 로맨스와 로맨스적 불륜의 차이는 진실성일 것이다. 합의에 의한 불륜이 로맨스인지도 모르겠으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홍상수 감독 영화 제목)"는 것처럼 불륜과 로맨스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로맨스적 불륜의 유혹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이다.  나는 순수했었다고 생각해도 상대방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성희롱이나 성폭력이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이 역시 피해자가 나타나면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순수한 사랑의 불장난도 세월이 흐른 후에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여전히 위험하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혹은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과거의 로맨스적 불륜, 그리고 희롱과 폭력을 생각하면 두렵다. 그리고 반성한다. 이런 사건들은 교수와 지식인들에게도 심각한 경고를 주고 있다. 자신의 권위와 명예를 믿고 행동해서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오만하게 행동하는 교수와 지식인은 위선적인 사제와 다르지 않다. 자신의 지식과 전문성을 주장을 하는데 좀 더 조심스러워야 하고 겸손한 모습으로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어쩌면 억울할 수도 있고 역차별이기도 하다. 자유로운 영혼이 명예와 권위까지 독차지하겠다면 욕심이 지나치다.
교수와 지식인, 종교인과 법조인. 그리고 우리 모두가 이 세상을 진실되고 정의롭게, 그리고 따스하고 풍요롭게 가꾸어야 하는 사람들이다. 세상은 강력한 리더의 힘에 휘둘려서 정의가 구현되는 것이 아니다. 목소리를 높이는 리더보다는, 희생하고 봉사하며 기다려 주는 겸손한 시민이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 남의 허물을 들추기 보다는 우리들의 부족함으로 인하여 우리 동료가 고통을 받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창녀에게 돌을 던지기 보다는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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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교수

우촌심뇌혈관연구재단 이사장

대한심장학회 심장병리연구회 회장

아시아태평양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 부회장

 

Jeong-Wook SEO, MD
Professor, Department of Pathology 

Seoul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Chairman, Woochon Cardio-Neuro-Vascular Research Foundation

Executive Vice-president, Asia Pacific Association of Medical Journal Editors (AP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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