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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5 10;38;39장형우.PNG

오늘 아침에 이런 글을 보았습니다.

"삼성서울병원과 세종병원에 있으면서 서울대 도서관 동문회원을 신청하여 일 년에 15만원씩 내면서 학외접속을 이용하여 논문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자체 지원되는 저널도 아주 많았지만 겹치지 않는 것이 있어 계속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제 2016년 2학기 때부터는 동문회원이라도 학외접속을 못한다. 논문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 회사들과 타협이 잘 되지 않은 것 같다. 동문 회원 subscription을 1년에 25만원 정도까지라면 내고 이용할 의사가 있는데(web of science 이용 가능하다는 전제로) 이런 식으로 막혀버리니 섭섭하기 짝이 없다. 당분간은 아내에게 빌붙는 수밖에 없다."


장형우 선생은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전문의를 취득한 후 부천세종병원에서 흉부외과 의사를 하고 있는 의학박사입니다. 

의사로서 편하고 즐길 수 있는 길이 많은데 어려운 흉부외과를 택해서 심장을 멈추게 하고 고치며 다시 뛰게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조물주라는 회사에서 만든 심장이라는 엔진을 A/S하는 사람이지요. 

장형우 박사가 남다르게 학구적이거나 노벨상을 도전하는 수준의 연구를 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대학병원도 아니고 시골의 작은 병원에서 흉부외과 의사를 하면서 환자를 만나고 입원시키고 수술하고 수술이 잘되었기를 기도하면서 회복한 환자를 보면서 기뻐하는 의사입니다. 심장 수술이라는 것이 워낙 위험한 일이어서 때로는 환자가 잘못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의사의 설명을 이해하고 오히려 고마워 하지만 나쁜 보호자를 만나면 멱살을 잡히기도 하는 힘없는 의사입니다.


평범한 의사 장형우 박사가 도서관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의사가 소설책을 보려나 왜 도서관을 찾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이유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의사가 무슨 연구를 해? 돈이나 버는 게 의사 아닌가?."라고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모든 의사가 연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끝없이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는 의사가 더 많습니다.  "Googling 하면 다 나오는데 무슨 돈을 내겠다고 그래?" 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스스로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는 말입니다. 자비를 25만원 내고라도 보게 해 달라고 청하는 것을 보면 절실하기는 한가 봅니다.


징형우 박사는 한 사람의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 전자저널을 보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로서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받아야 한다는 그의 소박한 꿈을 꺾지 말아야 합니다. 


학술정보를 얻기 위한 학자들의 노력은 검증된 학술정보를 모아서 출판하는 저널을 만들고 있습니다. 교과서는 수년에 한번씩 개정판이 나오는 정도이지만 저널에는 새로운 지식이 계속 생산되고 유통되는 출판물입니다. 연구자가 연구한 결과를 무료로 출판사에 제출하면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검증된 논문만 골라 출판을 합니다. 저자나 심사위원, 편집인 모두 자원봉사로 정성을 모아 학술 논문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유독 돈을 버는 사람은 출판사입니다. 전자저널 시대여서 인쇄비도 들지 않고 우편요금도 없는데 아주 비싸게 도서관에 이용권을 팝니다.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전자저널구독 비용은 1995년에 9억원이었습니다. 이 것이 2015년에는 90억원이 되었습니다. 종이로 된 잡지를 받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권한을 사는데 그 돈이 듭니다. 전자저널은 완전 독점이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흥정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도서관에서는 비싼 돈을 주고 살 수 밖에 없어요. 도서관에 등록된 이용자가 아니면 장형우 박사처럼 되는 것입니다. 무의촌이 아니라 무도서관촌에 사는 이방인인 셈입니다. 작은 병원에서 혹은 작은 회사에서 엄두도 내지 못하는 금액이 전자저널 구독 비용입니다. 대학에서는 그나마 도서관 운영비를 쏟아부어 전자저널을 구독합니다. 매년 7%씩 올라가는 가격에 그마저도 가능하지 않은 시대가 코 앞으로 다가와 내년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형국입니다. 좋은 지식이 있어도 볼 수 없는 세상, 지식은 가진자들만 볼 수 있고 지식을 팔아서 엄청난 수익을 챙기는 집단이 버젓이 큰 소리를 치는 세상입니다. 다행히 장형우 박사는 부인 덕에 불편하기는 해도 해결이 가능한가 봅니다.


제목이 "도서관 개혁"이니 뭔가 바꿀 여자기 있나 보다 하겠지만 사실은 매우 난감합니다. 

도서관이 비리의 온상이거나 놀고 먹으니 직원을 줄이라는 말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도서관의 예산을 늘려야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지식을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에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구독하는 저널 37,000 종 중에 실제 이용되는 저널은 12,000 종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그중 1년에 1번 이용되는 저빈도 이용 저널이 7,000종이니 2회이상 이용되는 저널 9,000 종만 구독해도 연구의 97%가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25,000 종은 구독을 중단하고 7000종의 저빈도 이용 저널을 포함하여 국내외 다른 도서관과 상호대차 하면 되는 것입니다. 개별 논문을 유료 구입한다는 뜻입니다.  


종이 책 시절에는 장서의 숫자로 도서관의 가치를 설명했습니다. 지금도 종이 책이라면 더 많이 모으고 저장하며 검색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전저저널은 다릅니다. 1년간 한시적으로 이용권을 사면서 필요한 저널 9,000종에 불필요한 저널 28,000종을 끼워서 사는 것은 매우 심각한 수준의 낭비입니다. 단행본을 사야할 돈으로 책은 안사고 외국 출판사에 속아서 전자저널 값으로 물 퍼주듯 낭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도서관이 이런 개혁에 앞장서야 할텐데 그들은 반대합니다. 지독하게 보수적인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절대 안된다고 하지요. 이용자가 불편해서 안되고, 출판사에서 협력을 해주지 않을 것이며, 끼워 팔기를 하는 공급사의 정책을 거스를 수 없다고 합니다. 도서관장이 지시해도 사서라는 전문성을 무기로 거부를 하기도 합니다. 


맞아요 개혁에는 항상 어려운 이유가 분명 있지요. 그렇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예산이 충분하면 모르는데 예산이 없다고 하면서 개혁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심각합니다. 도서관을 위해서가 아니라 연구자를 위해서 도서관의 예산 배정과 전자저널 구독 관행을 개혁해야 합니다. 필수 전자저널을 간절히 원하면서 연 회비 25만원을 내고라도 전자저널을 보겠다는 장형우 박사와 같은 연구자를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외부 동문 회원제를 통하여 이용자를 확대하는 것은 비용이 들더라도 해야하고 단행본 구입은 확대해야 합니다. 전자저널 구독비 90억원의 일부만 쓰면 가능한 일입니다. 도서관의 개혁을 할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는 사서가 도서관의 개혁을 외면하는 것은 사익을 챙기지 않았다 하더라도 비리가 될 수 있습니다. 


부디 도서관 개혁을 통해서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는 도서관 저널 구독 비용을 제저하고 지식이 좀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혁이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profile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교수

우촌심뇌혈관연구재단 이사장

대한심장학회 심장병리연구회 회장

아시아태평양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 부회장

 

Jeong-Wook SEO, MD
Professor, Department of Pathology 

Seoul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Chairman, Woochon Cardio-Neuro-Vascular Research Foundation

Executive Vice-president, Asia Pacific Association of Medical Journal Editors (APAME)



Tel: +82-2-740-8268+82-2-740-8268
Fax: +82-2-743-5530
Mobile: +82-10-2666-8268+82-10-2666-8268
E-mail: jwseo@snu.ac.kr
http://www.researcherid.com/rid/C-3494-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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