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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년 12월 31일 인민일보는 후베이성 우한시에 27명의 호흡기 질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하였다고 보도하였다. 2019년 12월 12일 첫 환자가 나온 이후 27명이 유사한 증상을 보여 그 원인을 찾고 있다는 보도이다.  이중 7명은 위중한 상태“라고 했고 사망자는 없었다. 2명은 증세가 완화되어 퇴원한 상태라고도 했다. 
2020년 1월 9일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인 듯하다고 조심스러운 발표가 나오고, 그 후 확인이 되어서 이제는 novel corona virus 2019 (2019-nCoV)라고 이름이 붙었다.
중국에서의 환자 수는 1월 19일 이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1월30일 중국 국가 보건성의 발표에 의하면 확진자 7,711명, 사망자 170명, 중환자 1,370명 의심환자 12,167명이다.  (http://en.nhc.gov.cn/2020-01/30/c_76048.htm)
한국에서는 2020년1월 23일 첫 환자가 발생하였고 1월 31일 현재 한국에서 11명의 환자가 확인되었다. 
1월30일  WHO 는 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PHEIC)을 선언하였다.  

사망률이 SARS MERS 보다 낮다고 하나 문제는 "우리가 아직도 이 병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혹자는 중국이 질병 발생 사실을 감추었다고 하고 중국의 의학 수준을 낮은 것으로 치부하는데 이는 사실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9일만에 원인 병원체를 찾아낸 것을 보면 중국의 높은 의학 수준을 알 수 있다. 실제 환자 수는 수십만명 이상일 것으로 추측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중국이 숨기고 있다는 표현은 매우 부적절하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센서스를 하여 환자를 색출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진단 시약이 무한정 공급되는 것도 아니다. 
1월 30일 발표에서 의심 환자 12,167명이라고 표시한 것의 의미를 생각해 보기 바란다.  7,700명의 환자를 찾기 위해서 검사한 의심 환자 수는 어느 정도일까? 아직도 검사 중인 12,000 명의 의심 환자는 증상이 있는 환자일테고 자가 격리 중인 우한시의 무증상 거주자 500만명은 여기에 포함되어 있지도 않다. 검사 대상 환자의 규모를 생각하면 끔찍하다. 이들에 대한 검사 결과가 모호하면 재검을 하고 증상이 변하면 추적 검사를 하기 때문에 미확인 환자가 이렇게 많아지는 것이다. 한명 한명의 생명에 대한 의학적 조사를 하는 과정으로 확인하게 되는데 무지한 사람들은 함부로 지껄인다. 마음 같아서야 중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환자를 검사하고 싶겠지만 가능한 일이 아니다. 무증상 입국자 100명을 입국장에서 검체를 채취하라고 해도 보통 일이 아니다. 이미 흩어진 사람 3,000명을 모으는 일, 그들로부터 검체를 채취하는 일. 휴대전화로 검체를 채취하는 것이 아니라 감염 방지 복장을 하고 사람을 만나서 검체를 채취해야 한다. 검체가 제대로 되었는지, 검사 가능한 검체인지 확인해야 한다. 검사하고 판독해야 한다. 그 중에도 가장 어려운 일은 그들 환자를 불러 모으는 일일 것이다. 그 것은 시작일 뿐이다. 그냥 무책임한 사람들이 지껄이는 말이다. 
중국도 정부와 민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중국이나 중국인을 비난하는 것은 모자라는 사람이 하는 부적절한 행동의 표본이다. 
의학 수준을 첨단 수준의 의료진으로 평가한다면 중국은 의료 선진국이다. 그러나 워낙 인구가 많고 나라가 크다 보니 모두가 그런 수준의 의료 실력을 가지지는 못하는 것 뿐이다. 일반 국민 중에도 지식인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 막대한 편차가 존재하듯이. 

우리나라도 그렇다. 첨단의료가 있고 의료 사각지대가 있다. 그런데 여기서 유념해야 할 점이 있다. "의료 가짜 뉴스의 문제" 이다. 한국은 의료가짜 뉴스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이다. 가짜 뉴스 생산자도 문제지만 예능 프로그램들을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이에 속아 넘어가는 일반 국민도 모두 한국인이다. 한국에서처럼 과학이 무시되고 학술이 오염되는 환경에서는 MERS 나 우한 폐염과 같은 감염병 사태를 제대로 관리할 수가 없다.  제발 의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건강을 위해서 의학과 의료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을 해주기 바란다. 일반인 뿐 아니라 공무원, 정치인에게도 정확히 해당되는 당부이다.
 
사람에서 집단적으로 병이 나타난다고 모두 전염병은 아니다.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호흡기 질환도 처음에는 감염병인 것을 의심했지만 자세한 역학 조사 결과 "엉뚱하게도"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임이 밝혀졌다. 
지금도 코로나 바이러스 이외의 다른 바이러스도 함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하는 주장도 있다. 진균, 세균, 기생충의 가능성 등 여러가지 생물학적 원인과 독성 물질 등 조사를 거친다. 이번 집단 발병으로 사망한 환자에서 세균을 찾으면 200가지도 넘는 세균이 검출될 것이다. 그 들이 정상적으로 공생하는 생물체일 수도 있고 사망에 이르는 원인이 되었을 수도 있다. 시작은 코로나 바이러스이었을지라도 직접적인 사망원인은 포도상구균이나 폐염균 등의 2차 감염일 수가 얼마든지 있다는 말이다. 그 중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점장이에게 물어서 정하거나 여론 조사를 통하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근거를 기반으로 내린 결정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비정상적인 변이를 일으켜서 인체 감염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에 이 병이 어떤 경과를 보일지 알 수가 없다. 그냥 지나갈 수도 있고, 점점 더 악화될 수도 있고, 너울파도처럼 이랬다 저랬다 할 수도 있다. WHO 전문가들도 처음에는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했다가 심각함을 인지하여 수정하였다. 전문가도 알수 없는 내용을 장삼이사가 이런 저런 추측을 하고 주장하는 것은 대단히 유치하고 야비하며 위험하다. 

이 글을 쓰게된 이유는 
지난번 MERS 때의 악령들(가짜 뉴스 를 만들고 퍼뜨리는 자)이 되살아나는 듯하여, 
그들이 입다물고 가짜 뉴스를 생산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이다. 
그렇지만 그들 악령은 절대 입을 다물지 않을 것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우리 일반인 모두가 정직하고 냉정하게 전문가의 판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 주변에서 소리를 높이는 악령을 찾아내고, 그들의 말이 가짜 뉴스임을 우리 일반인들이 알아 차려야 한다.
의료인들도 자기가 아는 수준에서 사실을 알리고, 준 전문가로서의 견해를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몇가지 용어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1. 치료약이 없다?  
우리가 감기에 걸리면 감기약을 먹는다. 감기약은 치료약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감기에는 치료제가 없다고들 한다. 감기가 폐염으로 진행하면 항생제로 치료한다. 항생제는 이차감염을 일으킨 폐염은 치료하지만 감기의 원인이 된 바이러스는 죽이지 못한다는 말이다. 콧물에는 항히스타민제를 쓰면 증상이 완화된다. 항히스타민제는 치료약인가? 당연히 치료약이다. 무엇을 병으로 보느냐에 따라 치료약이라는 개념이 달라진다.  감기 바이러스를 죽이는 특효약이 나왔다고 치자. 그 약은 바이러스는 죽일지 몰라고 사람에 나타난 이차감염은 막지 못한다. 우한 폐염 환자의 사망 원인은 싸이토카인 폭풍이 원인이라고 하는데 바이러스를 제거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바이러스만 쫒다가는 환자를 잃을 수 있다. 환자를 살리는 것이 목적이다.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것은 치료의 한 부분일 뿐이다. 
따라서 우한 폐염에는 치료약이 없다는 말은 "우한 폐염을 일으킨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약이 없다"라는 말이다. "우한 폐염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없다"고 하니까 "마늘과 양파, 녹차, 청국장, 갓김치가 우한 폐염을 치료할 수 있는 특효약이다" 라는 말이나 "한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하는 가짜 뉴스를 만들고 퍼뜨리는 사람들이 있다. 

2. 공기 감염이 된다?
바이러스가 빛이나 전자파처럼 파동의 형태로 전달되지는 않는다.  지나가는 환자를 보았다고 감염되지 않고 그들은 마귀가 아니다. 따라서 지나친 공포는 필요없다. 과학적인 지식에 바탕을 둔 위생 관리가 필요하다. 바이러스(또는 결핵균 등)라는 물질이 정확히 전달되어야 감염이 된다. 공기로 전염된다는 뜻이 재채기나 기침으로 방출된 침에 바이러스가 포함되어 전달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비말, 침을 통해서 전달된 것이지 공기를 통한 것이 아니다.  마스크를 쓰면 비말 상태의 침이 나에게 도착하기 전에 마스크에 붙는다는 뜻이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마스크를 손으로 만지고 이 손으로 콧구멍을 후빈다면 바로 감염이다. 손소독을 강조하는 것은 그런 뜻이다. 버스의 손잡이나, 문고리 등을 가급적 만지지 않는 것이 좋고 만지더라도 한 손으로만 만지며 그 손을 수시로 닦는 것이 방법이다. 

3. 잠복기에는 감염이 안된다?
바이러스나 세균이 우리 몸에 들어온다고 모두가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양이 많아져야 감염이 된다.  원인체가 들어오는 양과 질병이 나타나는 확률은 비례한다. 확률에 대한 이야기이다. 증상 발현 전을 잠복기라고 하는데 증상이 사람마다 다르고 같은 증상이라도 본인이 자각하는 정도의 증상이 어느 정도인지는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이번 우한폐염의 경우 무증상 감염자가 전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크다고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특징에 대한 전문가의 조사 연구 결과에 귀를 기울이면 된다. 

4. 정확한 증거로부터 우리의 지식이 쌓인다. 
우리의 지식은 이제까지 인류가 경험하고 연구한 내용을 토대로 하는데 새로운 질병이라고 하면 그런 사전 정보가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혼선을 피할 수가 없다. 새로운 병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데 온갖 가짜뉴스가 최대의 적이다. 학술 연구에 대한 전문가의 평가를 통하여 근거있고 유익한 정보를 가려내는 것이 학술 논문의 심사, 편집, 출판 과정이다. 연구자들도 정보를 찾아 헤매는데 일반인은 어느 것이 진짜인지 구별할 방법이 없다. 
마늘이 좋다, 김치가 특효다 하는 말들은 "아니면 말고" 또는 "해롭지는 않쟎아?"라고 하면서 부끄러움 없이 퍼뜨리는 인간들이 많다. 지금처럼 잘 모르는 병이 나오면 그들은 하늘에서 떨어진 신령처럼 행세한다. 그들 자신은 선한 의도로 한 말이라고, 인체 면역을 증강시키는 식품이므로 간접적으로 특효약 아니냐고 주장할 것이다. 
악의로 만들어낸 가짜 뉴스 뿐 아니라 선의로 포장된 근거 없는 주장도 가짜 뉴스이다. 선의로 포장된 가짜 뉴스가 어쩌면 더 해롭다.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전 국민에게 PCR 검사를 시행하여 한사람의 희생자도 없도록 하라고 한다면 그 것이 올바른 정치인이 할 수 있는 말일까?
바이러스 검사를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증상이 없는 사람들까지 검사를 할 수는 없다. 시약과 인력을 낭비할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과학적인 분류 기준에 따라 이제까지 쌓은 지식을 기반으로 대처를 해야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  감성팔이 포퓰리즘이 문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5. 다양한 수준의 전문가
의사라고 모두 다 아는 것은 아니다. 감염내과를 전공하였다도 다 아는 것도 아니다.  바이러스를 전공한 사람, 질병의 병리학을 전공한 사람, 예방의학, 역학을 전공한 사람, 보건 행정을 전공한 사람, 그런 지식을 기반으로 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 의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자기 수준의 지식을 기반으로 협력하고 노력한다. 그들의 협력이 더 효과적으로 일어나고 제한된 검사 시약과 약품, 소모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지혜를 모으도록 도와야 한다. 

6. 앞으로 어떻게 될까?
미래에 대한 예측은 필요하다. 나쁜 경우와 좋은 경우에 대한 추정을 해야 한다. 그 간격이 좁을 수록 좋은데 지금은 불행하게도 그 간격이 매우 크다. 
좋은 시나리오: 당분간 확진자의 증가는 불가피하다. 중국에서 환자가 증가세인데 우리나라는 감소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한에서 귀국한 한국인, 중국인 학생 등 환자수 증가를 예측하게 하는 요소는 많다. 3-4월은 환자가 발생할 것 같다. 5월 이후에 30명 정도까지 증가하고 멈출 수 있다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추측한다.  이 것이 "우한 폐염이 그냥 지나가는 시나리오"이다. 시나리오대로 현실이라는 드라마가 만들어진다면 참 좋을텐데.... 
나쁜 시나리오: 환자에 대한 관리에 실패하는 것이 최악의 상황이다. 환자들이 증상을 숨기고, 병원들도 환자 발생을 보고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은 끔찍하고 일어나서는 안되는 인재이다. 어떤 경우에 그런 상황이 발생할까? 
- 국민들의 정서가 감염자를 혐오하고 중국과 중국인을 원망할 때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 
- 청와대와 서울시가 서로 콘트롤 타워가 되겠다고, 경쟁적으로 독단적인 지시를 남발할 때, 
- 질병관리본부가 정치인 관리본부가 될 때 최악의 환자 방치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 환자를 숨기는 의사들을 색출해서 처벌하겠다고 할 때, 
- 신고되지 않은 환자가 발생한 지자체를 품지 못하고 갈등 구도로 몰아갈 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고 
- 환자 관리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의료진을 비난하기만 할 때, 
- 우한 폐염 사태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정치인이 많을 때, 
- 국민을 통합하기 보다는 편가르기 할 때, 
- 정부와 정책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질 때 관리가 불가능해 진다. 
나쁜 시나리오에서의 환자수 추정을 의미가 없다. 집계되지 않은 환자가 집계된 환자보다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화대 목동병원의 남궁인 교수의 글이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대부분 하고 있어 그 분의 글을 복사 첨부하였다.
글의 내용 뿐 아니라 그 분의 마음씨를 헤아려 보기를 바란다. 환자들이 치유되고 마음의 평화를 얻기를 바라는 그 분의 마음씨가 참 좋다.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의사 남궁인 교수 글)

1. 우한 폐렴의 정식 명칭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다.

2. 코로나 바이러스는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코로나(광환, 원 둘레에 방사형으로 둘러쌓인 생김새) 모양이라서 생긴 명칭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보통 인간에게 가벼운 감기 증상을 일으키고, 병원성이 약하며 사망률이 매우 낮다. 대신 변이가 빠르고 다양하며 낯선 환경에도 잘 적응해서 살아남는다.

3.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번에 새로 발견된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이형이다. 사람에게 적응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치명적인 변이형이 발견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바이러스는 숙주를 죽일 경우 자신도 사멸한다. 때문에 바이러스는 숙주에게 적응하면서 약화를 거칠 수밖에 없다. 치사율이 높은 신종 바이러스는 다른 종에 있던 바이러스가 그대로, 혹은 변이를 거쳐 옮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들이 새로운 숙주에게 적응하는 과정에서 치사율이 높은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4. 인류와 오래도록 친숙한 개, 고양이, 양, 말, 소, 돼지 등등은 이미 많은 생물학적 교류가 이루어져 치명적인 변이형이 옮아올 가능성이 적다. 게다가 동물에게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옮아오려면 일반적인 접촉으로는 부족하다. 에이즈는 원숭이로부터 기원했는데, 성교로 옮아왔다는 설이 강력하다.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인 사스는 사향고양이나 박쥐, 메르스는 낙타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모두 일반적인 가축은 아니며, 산 채로 인간과 밀접한 접촉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5.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원인으로는 우한 시장의 박쥐가 지목되고 있다. 사실 박쥐를 솥에 넣어 삶거나 구웠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기전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박쥐를 사 와서 살아있는 채로 무엇인가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때문에 인류에게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옮겨 왔다.

6. 이렇게 야생 동물과 무분별하게 접촉하면 인류에게 해가 될 수 있다. 보편적으로 이런 행위를 금기시하는 이유다. 먹을 것이 정말로 부족하거나 전통적 관습이라면 국제 사회가 조금 이해할 여지가 있었겠지만, 단순히 식문화 때문이면 부끄러운 일이다.

7. 우한이라는 도시의 단 한 사람에게서 인류 처음으로 발병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다른 사람에게로 퍼지기 시작했다. 하필 전염력이 강한 변형이었다. 이런 경우 첫 번째 사람은 잘 안 죽는데, 일찍 죽었다면 이처럼 확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 초기 감염군에서 전염력이 매우 높은 사람이 나와 병의 확산에 일조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초기에 진압될 확률이 높다.

 8. 하필 그 사람은 우한이라는 대도시에 살았다. 시골에서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면, 인구 밀도가 낮아 잘 퍼지지 않았을 것이며 대처 시간이 충분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한은 중국의 대도시를 잇는 교통의 요지이며 인구가 1000만이나 된다. 하루에도 수많은 기차, 비행기가 다니고 거리에는 사람이 넘친다. 또 중국은 위생 관념에 있어서 아직 다른 나라에 비해 부족하다. 그래서 신종 감염병은 대체로 중화권 대도시와 연관이 있다. 최적의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9.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류에게 처음 보고된 것이며, 전염력과 사망률이 높은 편이다. 밝혀진 바가 없어 대처가 어렵기도 하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초기에 폐렴으로 이행하며 악화가 빠르고 환자들이 초반에 사망한다. 기본적으로 다방면에서 강도 높은 대처가 필요하다.

10. 보통 바이러스는 몸에 들어가면 잠복기를 거친다. 짧을 수도, 길 수도 있지만, 대체로 잠복해서 조용하게 머문다. 2~3일에서 최장 2주 정도다. 이때는 대체로 전염 능력이 떨어진다. 그러다가 증식기가 찾아온다. 바이러스는 개체 수를 늘리면서 숙주의 몸을 공격한다. 이 때 바이러스 역가가 높아져 인체의 분비물은 감염성을 띠고 증상이 발현한다. 이 증상이 발열, 인후통, 무기력이다. 특히 발열은 이번에도 거의 모든 환자에게서 관찰되었다. 그래서 전염성을 발열로 체크하는 방법은 완벽하지 않지만 가장 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11. 하지만 중국 당국에서는 잠복기에도 전염성이 있다고 밝혔다. 병원성이 높았던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인 사스(SARS)와 메르스(MERS) 때에도 잠복기에 전염성이 없었다. 그렇다면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라 방역에서는 매우 곤혹스럽다. 중국의 강도 높은 방역 대책에도 병이 번져가는 것을 보면 실제 어느 정도는 잠복기 전염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방역 단계를 높일 필요가 있고, 얼마나 감염성이 높을지는 두고 봐야 알 것 같다. 이는 매우 주목해야 할 문제다.

12. 이 밖에도 사람들을 두렵게, 방역 당국을 골치 아프게 하는 존재는 무증상 감염자와 슈퍼전파자다. 무증상 감염자는 바이러스가 증식기에 있어 병원성이 충분하지만 증상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슈퍼전파자는 병원성이 강해 많은 사람에게 병을 옮기는 사람이다.

13. 무증상 감염자는 사실 매우 드물게 발생한다. 바이러스가 증식해 인체를 공격하지만 전혀 증상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슈퍼전파자일 확률도 높지 않은게, 대체로 슈퍼전파자의 증상은 심한 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유행에서 ‘전염성이 있는 잠복기 환자’와 ‘슈퍼 전파자’는 출연했고, ‘무증상 감염자’도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전염성이 있는 잠복기 환자’나 ‘무증상 감염자’는 흔하게 발견되는 경우는 아니다.

14. 진료실에 찾아온 환자가 어떠한 특이 접촉도 없었지만 자신은 안전하냐고 물을 경우, 이들의 존재 때문에 100% 안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이 존재는 늘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며, 입증되지 않은 혼란스러운 소문이 나돌기 딱 좋다. 그럼에도 다시 말하지만, 이들은 ‘아직까지’는 흔하게 발견되지 않는다. 보편적인 보건 수칙을 지킨다면, 이들 때문에 감염될 확률은 ‘아직까지’ 낮다.

 15. 감염이 확인된 사람과 접촉한 사람은, ‘무증상 감염자’이거나 ‘전염성이 있는 잠복기 환자’일 수 있으므로 일단 격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증상이 있기 전까지는 병원보다 자가 격리가 여러모로 나으므로, 집에서 능동 감시를 하게 된다. 접촉이 확실하지 않지만 불안하다면, 집에서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이 주 정도 자가 격리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서는 증상이 없을 경우 병원에 찾아가도 의사가 해줄 것이 없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증상이 없거나 감염자와 접촉이 없는 경우 병원에 무조건 찾아가는 일은 여러모로 역효과일 수 있다.

16. 감염 경로는 일반적인 코로나 바이러스와 비슷하다고 여겨진다. 감염자의 분비물이 타인에게 들어가는 기전이다. 여기서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 넣는 것이 공기 전염인데, 아무 죄 없이 길을 걷다가 걸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 인체에게서 나온 분비물 속의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떠서 감염에 충분할 정도의 역가를 잃지 않고 살아남다가 행인의 호흡기로 들어갈 정도로 강력해야 하는데, 어떤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도 이 정도로 질기기는 어렵다. 이번에도 언제나처럼 공기 전염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17. 일반적으로 감염자와 충분한 거리를 둔다면 전염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어느 정도는 비말 속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살 수 있으므로 병원에서는 음압(Negative pressure) 격리실을 사용한다. 방에서 바깥의 공기를 빨아들이므로 안쪽의 공기가 바깥으로 확산되지 않는다. 이 격리실에 들어가서 의료진의 치료를 받으면 더 이상 퍼지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는 현재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조금 두고 봐야 한다.

18. 일반적인 예방법은 늘 똑같다. 가장 효율적이며 가장 좋은 방법이다. 감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는 밀접한 접촉을 피하고(너무 당연하다), 사람 많이 모인 곳에 가지 않고, 손을 잘 씻으며, 마스크를 쓰고, 기침을 소매에 하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만연하고 있다면 사람이 많은 곳의 감염 확률은 수학적으로 수백 배가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손 씻기다. 손은 대부분 전염병의 매개다. 보통 사람의 비말이 직접 얼굴에 튀는 일보다는, 그 비말이 어딘가에 묻었는데 손으로 만져서 몸으로 들어올 확률이 더 높다. 비누로 흐르는 물에 손을 씻으면 균은 거의 다 날아간다. 적어도 감염을 일으키기에 균의 역가가 부족해진다. 마스크는 감염자의 비말이 날아가지 않거나, 공기 중의 바이러스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다. 기침을 소매에 하는 이유는, 분비물을 공기 중이나 손, 벽에 뿌리는 것보다는 소매가 타인에게 감염될 확률이 가장 적기 때문이다. 모두가 이들만 엄격히 지킨다면 바이러스는 사멸의 과정을 밟을 수밖에 없다.

19. 우리는 항상 많은 세균과 바이러스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다. 대부분은 몸의 면역계가 알아서 물리친다. 면역력이라는 말을 좋아하는 의사도 있고 싫어하는 의사도 있는데 나는 후자다. 어떤 수치로 계량화되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험상 컨디션이 나쁘고 피곤하고 스트레스 받으면 감기에 잘 걸린다. 잡균이나 바이러스를 초반에 못 물리쳐서 그들이 증식기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 개념이 면역력이라고 한다면 일종의 면역력일 수 있다. 그래서 바이러스가 유행할수록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 본인이 ‘컨디션이 좋다’라고 느끼면 그만큼 더 좋은 지표가 없다.

 20. 건조한 환경에는 바이러스가 증식을 잘 한다. 물을 많이 마셔야 하고 건조한 환경을 피해야 한다.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물은 몸이 덥히거나 식히지 않아도 되어 몸에 무리가 안 간다. 게다가 구강과 인후를 씻어낼 수 있다. 수분이 많아지면 균의 역가가 낮아지는 효과도 있다. 병원 수액의 99% 이상은 그냥 물이다. 배가 조금 부르다 싶을 정도로 미지근한 물을 많이 마시자. 육안으로 깔끔한 곳에는 실제로도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덜 산다. 청결한 환경은 언제나 중요하다. 18, 19, 20번만 지키면 건강한 사람은 일반적으로 무탈하다.

21. ‘치료제가 없다’는 말은 거의 모든 바이러스성 감기에 해당하는 말이다. 이를 굳이 공포의 의미로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플루엔자는 그나마 변이가 적어 예방주사라도 만들 수 있지만, 코로나는 변이가 빠르고 많아 백신을 만들기 어렵다. 현재 치료로 각종 항바이러스 제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고 역가를 낮춰 증상을 경감시킨다는 결과가 보고되어 보편적으로 쓰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바이러스를 적극적으로 사멸시킨다는 증거는 아직 없어, 일반적인 ‘치료제’로 부르기는 조금 어렵다. 어쨌든 치료제가 없다는 말은 이번 경우가 특수하다는 뜻이 아니다. 원래 그렇다.

22. 중국인의 입국 금지는 정말 최후의 수단일 수밖에 없다. 국제법, 정치, 외교, 경제적 문제도 있지만, WHO에서도 감염 방지로 권고하는 방법이 아니다. 밀입국시 경로를 파악할 수 없어 전염병이 번질 경우 더 복잡해진다. 그럼에도 최악을 대비하는 일은 필요할 수 있다.

23. 북한은 외국인의 입국 금지를 선언했다. 세계 유일이다. 이번 기회에 북한의 국제법에 대한 시선, 전염병이 돌면 연쇄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낙후된 의료 환경, 경제 규모가 어차피 너무 작아서 무역을 일시적으로 닫아도 큰 타격이 없다는 판단, 등이 담긴 북한 당국의 결정을 볼 수 있다. 많은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24. 국내에서 감염자가 생긴 지역이나 병원을 기피하는 일은 현재 과학적으로 굳이 필요하지 않다. 감염자는 증상이 없었고 그가 균을 전파했을 확률은 사실상 낮다. 그리고 그동안 국내 전염병 체계는 진일보했다. 담당자에게는 가혹할 정도였다. 특정 감염병이 의심되는 사람은 병원에 자유롭게 들어가지도 못한다. 응급실 정문에서 다른 경로로 격리실로 이동해서, 병실까지의 모든 동선이 철저히 격리되어 치료받는다. 몇 번의 감염병 이후 의료계에서 중점적으로 준비해둔 사업이다. 그 사이에 엄격한 기준을 맞추느라 전국 응급실이 구조를 뜯어고쳤다. 그래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가 입원한 병원에 가지 않겠다는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의료인으로 약간 서운하다.

25. 나는 공포가 사람들을 얼마나 격렬하게 비이성적으로 변화시키는지 너무 많이 보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공포심은 이미 많은 인류의 목숨을 살렸다. 그럼에도 조심스럽게 말한다. 한국에서는 교통사고로도 매일 열 명이 죽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한국에서 지금까지 세 명이 확인되었을 뿐이다. 한 명이 중국인이고, 두 명은 한국인인데, 모두 우한에 직접 있었고, 아직은 다들 괜찮다. 이성적으로 최대한의 예방 조치를 취했다면 더 이상의 공포심을 갖는 것은 본인과 주변인을 괴롭게 할 뿐이다. 대신 사태를 잘 지켜보자.

26.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고비는 많은 학자들이 이번 주까지로 보고 있다. 그전 비슷한 변종 바이러스의 생애 주기가 그랬다. 이후 방역과 바이러스 자체의 한계로 감염자가 줄어든다면, 다른 바이러스처럼 사멸 과정을 밟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감염자와 사망자가 계속 늘어난다면 이 바이러스는 세계적인 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지 않을 것이라 믿고, 또,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27. 중국은 이번 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적당히 무마하려는 특유의 자세를 취했지만, 지금은 국제사회에 알리고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학자들이 적극적으로 논문도 공유하고 있다. 사실 중국의 입장에서 그냥 넘어갈 문제도 아니고, 이제 그 정도 수준의 국가도 아니다. 노파심에 덧붙이지만, 이번 일로 인한 제노포비아는 문제 해결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28. 사실 이 긴 글은 중국 당국의 대처를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 있다. 나는 지금 병원 휴가를 내고 중국 신장 위구르에 세계테마기행 촬영을 와 있다. (하필 지금이라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이곳은 발원지인 우한과 3000킬로미터 떨어져 있고(서울보다도 훨씬 멀다) 남한보다 열여섯 배 넓은 땅에 인구 2500만 명이 산다. 그런데 며칠 전 우한에서 친구를 만나고 온 감염자 한 명이 들어온 이후 지금은 4명의 감염자가 확인되었다. (실시간으로 중국 전역에 발표된다) 덕분에 1급 위험 지역 발동이 떨어졌다. 가뜩이나 외국인 이동도 어려운데, 전신 방역복을 입고 체온계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득시글거린다. 체온이 높으면 도시 간 이동도 불가능하고 건물에 들어가는 것도 불가능하다.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를 가능한 다 폐쇄했고, 주요 호텔도 당국이 그냥 문을 닫아버렸다.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은 길에 보이지 않는다. 이 정도면 오히려 한국에서는 불가능한 대처다. 어제 한 도시에 가서 외국인 등록을 했는데, 공안이 호텔에 출동해서 괜히 돌아다니지 말라고 권고하고 갔다. 덕분에 나는 오늘 하루 종일 호텔방에 갇혀 글이나 썼다. 일행은 일찍 파키스탄으로 이동해서 남은 촬영을 마치고 돌아갈 예정이다. 그러면 모두가 건강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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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교수

우촌심뇌혈관연구재단 이사장

대한심장학회 심장병리연구회 회장

 

Jeong-Wook SEO, MD
Professor, Department of Pathology 

Seoul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Chairman, Woochon Cardio-Neuro-Vascular Research Foundation

President, Cardiac Pathology Study Group, Korean Society of Cardiology

Naver Academic / Heart Museum / Cardiac Path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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